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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왜 독일자본에 의해 흡수돼 버렸을까?

12월 들어서 난데없는 대형 M&A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12월 중순에 한국의 토종 음식 배달 연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이 독일의 DH(딜리버리 히어로)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시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M&A였는데요, 그 인수 가격이 무려 4.8조 원(약 4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배달 서비스 점유일 2위인 요기요와 3위인 배달통의 최대 주주인 DH가 배달의민족을 왜 인수했는지는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당장 이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 국내의 주요 언론들은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이 독일 자본인 DH에 인수되는 것에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이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배달 연계 서비스 시장의 약 45%를 요기요와 배달통이 점유하고 있었는데, 그 나머지인 55%가 배달의민족이 점유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미 요기요와 배달통은 DH에 인수되어 운영이 되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거의 90%를 DH의 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거와 다름이 없습니다. 이는 국내의 음식 배달 연계 서비스 수익을 DH 즉 독일 자본이 독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음식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소상공인들은 특히 더 많은 우려를 표하는거 같습니다. “배달의 민족”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를 챙기고 있던 “요기요”와 “배달통”이 DH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한 “배달의 민족”마저 DH에 넘어갔으니 수수료 인상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공정 거래에 대한 위법 논란등과 함께 이번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 인수건에 대하여 곱지 않은 시선들을 보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이 DH에 인수된 것은 불공정하고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국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요인인 것일까요? 

그 내막을 한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2011년 디자이너 김봉진이 출시한 배달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 점유율의 배달 연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

배달의 민족은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의 한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배달의 민족을 창업하기 전 디자이너로 일하던 김봉진 대표가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데 필요한 전화번호 앱을 만들자…”라고 시작했던 앱이 바로 배달의 민족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배달의 민족은 출시 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게 됩니다. 이에 힘입어 그 유명한 배우 류승룡이 출현한 배달의 민족 광고도 출시하게 됩니다.  

이 광고 기억나시죠? 고구려 벽화 같은 그림에다가 류승룡이 코믹하게 묘사한 이 광고는 당시에 꽤 화제가 되었던 광고입니다. 저도 이 광고가 도대체 무슨 광고일까? 라고 갸우뚱 했었는데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말탄 고구려 병사 이미지에 중국음식 배달통을 들며 배달하는 컨셉으로 이미지를 형상화 한것 같습니다.  

참 재밌고도 기발한 광고였던거 같네요. 저도 이전 까지는 배달의 민족 서비스에 대한 것을 알지 못했는데, 이 광고를 계기로 배달의민족에 대하여 알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특히 광고의 문구인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문구는 배달의민족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 이 문구가 나중에는 비아냥이 될줄은 몰랐겠지만요.. ) 

배달의민족에 힘입어 이를 계기로 “우아한 형제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와 맞물려 앱으로 쉽게 주문하고 음식을 배달받는 배달 서비스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되었지요.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 역시 매년 70%씩 성장하는 초고속 성장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에 맞춰 국내의 배달 서비스 시장의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출시한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

이런 배달의민족의 승승장구함으로 인해 국내 배달시장 연계서비스의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무려 55%을 점유하게 됩니다. 경쟁사인 요기요와 배달통이 각각 33%, 10%의 점유율을 합친 거보다 많은 점유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회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기업문화 또한 꽤 진보적인 편으로 평가받습니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사내문화로 인해 개인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조직 문화를 가진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업종 특성상 앱이나 웹, 서버 개발자 직군들을 많이 채용을 하는데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선호하는 회사에 속하는 편입니다.  

또한 최근에 우아한 형제들에서 출시한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는 기존의 배달음식(중국음식, 치킨, 피자 등)외에 배달로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써 또 다른 수익원을 창출했다는 평가입니다. 기타 “배민 커넥트”는 기존의 배달원들 외에 일반인들 누구나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출시했습니다.  

이렇듯 “우아한 형제들”은 국내의 IT 기업들중에 혁신적으로 평가를 받는 기업중에 한 곳입니다. 그 가치를 말해주듯 DH(딜리버리 히어로)가 무려 4조 8천억원에 인수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배달의 민족은 과연 “게르만 민족”이 되었을까요?

 요기요와 배달통이 이미 DH에 인수되어 운영되었던 참에 배달의 민족의 모회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시장 점유율 50%를 넘게 점유하며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하던 중에 뜬금없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https://www.bloter.net/archives/364375

즉 “우아한 형제들” 마저 독일 자본인 DH(딜리버리 히어로)에게 인수 된다는 소식입니다. 의아한 점은 우아한 형제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사전에 경영권에 대한 이런 저런 소문이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소위 말해서 “깜짝 인수” 였다는 것이지요.  

그도 그럴것이 이미 국내 배달 연계 서비스 시장은 DH가 요기요와 배달통을 이미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요기요와 배달통 합쳐 대략 45%정도 점유율이었는데, 55%의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 DH는 국내 배달 연계 서비스 시장의 거의 90%를 점유하게 됩니다. 사실상 독점적인 점유율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에 국내외 언론들은 심히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나마 토종 기업인 “우아한 형제들”의 경영진들이 높은 수익을 내는 사업인 배달의 민족을 굳이 외국 자본인 DH에 넘긴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7/2019121702367.html

특히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 배달업을 하는 가맹점주들과 소상공인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등 국내 배달 음식 연계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매출 규모가 높지 않는 소상공인들이 많은데요, 이들 3사가 모두 DH, 독일자본에 인수되는 바람에 중개 수수료 인상은 불보듯 뻔하다는 반응입니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입니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배달 연계 서비스 회사인 국내 3사가 모두 DH에 인수되자 소상공인들과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고객의 돈들이 전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게 되었다고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되었다고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배달의 민족 초창기에 광고에도 나왔듯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애국 마케팅을 통해 성장했던 회사인 “우아한 형제들”이 잘 나가던 때에 DH에 매각을 하면서 그 민족은 “게르만 민족”이 되었다는 비아냥을 하는 것도 일리는 있는거 같습니다.  

논란은 있지만 우아한 형제들 경영진은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 우아한 형제들의 경영진들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는거 같습니다. 특히 김봉진 대표는 이런 우려에 대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먼저 DH(딜리버리 히어로)와 우아한 형제들의 매각 내역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딜리버리 히어로(DH)는 2011년 독일에서 창업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회사입니다. 본사는 베를린에 있는데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운영되는 글로벌 회사입니다.  

딜리버리 히어로 로고

하지만, DH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은 오히려 정체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인가 봅니다. 이에 눈여겨본 지역이 한국이고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의 수익성을 봤을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를 했던거 같습니다.  

이에 DH는 우아한 형제들에게 1여년전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거절을 당했다고 하네요. 그때는 인수가격이 적절히 못했던 모양입니다.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던 DH는 마침내 2019년 12월 40억달러(한화 4조 8천억원)에 “우아한 형제들”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됩니다. 40억 달러의 인수대금중 김봉진 대표 및 경영진의 지분인 13%를 현금이 아닌 DH 주식으로 받는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김봉진 대표는 DH의 개인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가진 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지요.  

이를 보면 그 의도가 굉장히 궁금해 집니다. 그리고 김봉진 대표는 우아한 형제들을 매각하는 대신에 자신이 직접 DH의 아시아 총괄 담당을 맡는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이 50%을 출자한 “우아DH아시아”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하니 단순히 “우아한 형제들”을 독일 자본인 DH에 넘기는 전략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꺼 같습니다.  

김봉진 대표는 이를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도전” 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DH의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위치에 있는 김봉진 대표의 행보는 이를 볼때 DH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언론에서는 글로벌 음식 배달 서비스 사업을 위한 “한/독 연합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우아한 형제들”의 DH 인수는 논란이 많은 사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토종 기업으로 성장한 “우아한 형제들”은 분명 수많은 국내 소상공인과 배달 음식을 주문했던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성장한 기업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김봉진 대표의 말처럼 우려했던 수수료 인상이나 독과점의 폐해는 없고, 향후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한/독 연합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